회사에만 집중하다, 나를 잃었다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매일 반복되는 이 루틴 속에서 우리는 언젠가부터 ‘왜 이걸 하고 있는지’조차 잊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서울의 집값을 보며 멍하니 계산기를 두드렸던 날이 기억납니다. 평생 대출만 갚다가 인생이 끝날 것 같은 생각이 들자,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허무해졌어요. 일도, 돈도, 미래도…

그렇게 저는 무기력이라는 긴 터널로 들어갔고, 대출 갚는 기계처럼 10년을 살아갔습니다.

성과는 쌓였지만, ‘나’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보고서를 잘 써도, 프로젝트가 끝나도, 마음은 공허했죠.

목표 없는 삶이 주는 조용한 위기

목표가 없는 삶은 조용하지만, 치명적인 무기력을 남깁니다. 언제부턴가 아침에 눈 뜨는 게 무겁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지치고, 아무리 쉬어도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죠.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정신적인 탈진, 번아웃의 전조입니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 모를 때, 삶은 희미해지고, 우리는 점점 자신의 삶에서 이방인처럼 느껴집니다.

다시 ‘나’로 돌아가는 방법

그렇게 살던 어느 날, 아주 작은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돈이 아니라, ‘나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퇴근 후, 내 생각을 글로 써봤고 내가 만들고 싶은 앱을 개발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 매일 조금씩 해나가는 그 시간들이 “아, 나는 살아 있구나”라는 감각을 다시 느끼게 해줬어요.

회사 일에도 억지로라도 의미를 부여해봤습니다. 지루한 계약 정리 업무를 하면서 “이거 나중에 내 사업할 때 도움 되겠는데?”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의미를 만들어갔습니다.

큰 변화는 작은 목표에서 시작됐습니다. 처음부터 인생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하루에 30분만 나다운 시간 갖기’ 같은 소소한 목표였죠.

지금 당신의 번아웃은 ‘끝’이 아닌 ‘시작’

혹시 지금 무기력하고, 삶이 허무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당신은 고장 난 게 아니라, 잠시 방향을 잃은 것뿐입니다.

당신 안에는 여전히 가능성과 열정이 있어요. 다만 그걸 꺼낼 수 있는 환경과 작은 계기가 필요할 뿐입니다.

지금 이 글이 그 계기였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도, 다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